책상 앞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휴대폰을 확인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가 이번에는 갑자기 방을 정리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억지로 버텨보지만, 글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같은 문장만 여러 번 읽게 된다. 분명히 아침에 공부를 시작했는데 저녁이 되어도 뭘 했는지 모르게 되는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자신이 원래 집중을 못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집중력은 성격처럼 항상 일정한 능력이 아니다. 무엇을 하려는지,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몸의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집중이 자주 끊긴다면 의지력을 탓하기 전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 조건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야 할 일이 모호하면 집중하기 어렵다
“오늘 영어 공부하기”나 “시험 준비하기”처럼 목표가 크고 모호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된다. 책상에는 앉았지만 첫 행동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교재를 펼쳤다가, 강의를 찾았다가, 공부 계획을 다시 만드는 일이 반복된다. 말 그대로 뭔가 여러 공부를 해야할거 같아서 마음은 복잡한데 실제로 딱 하나 뭘 했다고 할 수는 없는것이다.
반면 “20쪽부터 25쪽까지 읽고 핵심 문장 세 개 적기”처럼 끝이 보이는 작업은 시작하기가 훨씬 쉽다. 집중력은 단순히 오래 버티는 힘이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한 상태에서 더 잘 작동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시간보다 결과를 작게 정하는 편이 좋다. “한 시간 집중하기”보다 “문제 다섯 개 풀기”나 “영상 한 부분을 보고 요약 세 줄 쓰기”처럼 완료 여부가 보이는 목표를 정한다. 할 일이 선명해지면 집중해야 할 대상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기도 쉬워진다. 좀 더 단순하게 보면 평가할 수 있는 결과로 보아야 하는것이다. 한 시간 집중했는지 결정하기에는 쉽지 않다 - 하지만 문제 다섯 개중에서 세 문제만 풀었다면 그건 확실히 알 수 있는것이다.
방해 요소는 참는 것보다 없애는 편이 낫다
휴대폰이 책상 위에 놓여 있으면 알림이 오지 않아도 한 번씩 화면을 확인하고 싶어진다 - 어느순간 되면 카톡에서 유튜브에 인스타까지 보게된다. 참아야 할 대상이 계속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뿐 아니라 휴대폰을 보지 않으려는 노력에도 집중력을 사용하게 된다.
이럴 때는 의지력을 시험하지 말고 방해 요소를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기는 편이 낫다.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알림을 끄고 화면을 뒤집어 놓을 수 있다. 컴퓨터로 공부한다면 관련 없는 탭과 프로그램을 닫고, 지금 사용할 자료만 화면에 남겨둔다.
주변이 완벽하게 조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해를 받은 뒤 다시 선택해야 하는 횟수를 줄이는 것이다. 메시지를 볼지 말지, 다른 영상을 열지 말지 계속 판단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실제 공부보다 선택에 더 많은 힘을 쓰게 된다. 아니면 아예 쉬는시간에만 본다고 룰을 만들어라. 그러면 적어도 공부할 때 적게 봐야지가 아니고 언제 할 수 있는지 딱 정하고 하는것이다.
집중이 끊긴 순간을 휴식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공부하다가 피곤해지면 잠깐 쉬려고 짧은 영상을 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빠르게 바뀌는 영상과 새로운 정보는 머리를 쉬게 하기보다 또 다른 자극을 계속 처리하게 만든다. 몇 분만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길어지고, 다시 책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전보다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웃기게도 이럴때 쉬면서 뭘 했는지는 더 잘 기억이 나게된다…).
휴식은 공부와 다른 자극을 더 많이 넣는 시간이 아니라, 처리해야 할 정보를 잠시 줄이는 시간에 가깝다.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마시거나, 창밖을 보거나,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편이 다시 시작하기 쉽다. 쉬는 동안 다음에 볼 콘텐츠를 찾지 않으면 휴식이 새로운 활동으로 바뀌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휴식 시간을 무조건 정해진 공식에 맞출 필요는 없다. 25분마다 쉬는 방식이 잘 맞는 사람도 있지만, 흐름이 잡혔을 때 타이머 때문에 집중이 끊기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집중이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버티지 않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 짧게 쉬는 것이다. 아까 말한것처럼 결과가 있기 전에는 휴식을 안 하는것도 방법이 될수가 있다.
몸이 지친 상태에서는 방법만 바꿔도 해결되지 않는다
잠이 부족하거나 배가 너무 고프거나 몸이 지쳐 있으면 평소보다 집중이 쉽게 흔들린다. 이 상태에서 새로운 공부법이나 생산성 앱을 찾는다고 바로 나아지지는 않는다. 뇌가 처리할 수 있는 에너지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늦은 밤에 집중이 되지 않는 것을 의지력 부족으로 생각해 계획한 분량을 억지로 채우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한 시간을 보내더라도 피곤한 상태에서 읽은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면 효율적인 공부라고 보기 어렵다. 그날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새로운 내용을 배우기보다 복습이나 정리처럼 부담이 적은 작업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마다 카페인으로 버티는 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당장의 졸림은 줄어들 수 있지만, 계속 부족한 수면과 피로를 대신할 수는 없다. 집중 문제를 공부 기술만의 문제로 보지 말고 기본적인 생활 상태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집중력을 되찾기 위한 간단한 순서
집중이 끊겼다면 자신을 탓하기 전에 먼저 지금 할 일을 한 문장으로 적는다. 그 일을 20분 안에 시작할 수 있는 크기로 줄이고, 휴대폰과 관련 없는 화면을 치운다. 그래도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5분 정도 자리에서 벗어나 자극이 적은 휴식을 취한다. 이런 행동은 뭔가 집중력은 물론 답답한 마음이 들어도 도움된다.
다시 돌아왔을 때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몰입하려 하지 말고 가장 쉬운 행동부터 시작한다. 책 한 쪽을 읽거나 문제 하나를 푸는 것만으로도 된다. 집중은 기다리면 갑자기 생기는 감정이라기보다, 작은 행동을 시작한 뒤 점차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마무리
집중력이 자주 떨어진다고 해서 의지가 약한 것은 아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크거나 모호할 수 있고, 주변에 선택해야 할 방해 요소가 많을 수 있으며, 휴식이라고 생각한 행동이 오히려 더 많은 자극을 주고 있을 수도 있다.
더 오래 참는 연습을 하기 전에 집중하기 쉬운 조건을 먼저 만드는 편이 낫다. 할 일을 작고 분명하게 정하고, 방해 요소를 치우고, 제대로 쉬는 것만으로도 집중해야 할 순간에 사용할 힘을 남길 수 있다.